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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데렐라 임은지, 장대높이뛰기 성공기
등록일 2009-04-30 오전 10:52:24 조회수 1711 첨부파일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지난달 26일 대만에서 깜짝 놀랄 만한 뉴스가 날아들었다.

대만 자오퉁에서 열린 2009 대만 실내국제장대높이뛰기 여자부 결승에서 임은지(20.부산 연제구청)가 4m24를 넘어 우승했다는 소식이었다.

가장 먼저 접한 대한육상경기연맹 관계자는 "귀를 의심했다. 그래서 기록을 다시 물었다. 얼마라고요?"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최윤희(23.원광대)가 보유 중이던 한국 기록을 8㎝나 경신한 신기록이었다.

작년 10월 챔피언전 성격의 한국그랑프리육상대회에서 4m10을 넘어 이 부문 1인자 최윤희를 처음으로 넘었던 임은지는 이날 개인 최고기록을 14㎝나 갈아 치우고 새로운 장대여왕으로 우뚝 섰다.

2007년 12월부터 처음으로 장대를 잡고서 15개월 만에 이뤄낸 성과였다. 지난해 4월 경북 안동에서 열린 실업육상선수권대회에서 3m50을 넘은 이래 1년도 채 안 되는 기간 기록을 74㎝나 끌어올렸다.

육상 관계자들은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임은지는 일약 장대높이뛰기 신동이자 한국 육상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지존 옐레나 이신바예바(27.러시아)는 16세이던 1998년 장대 운동에 입문, 6개월 만에 4m를 넘고 17세 이하 선수들이 출전하는 월드유스게임에서 우승했다.

그러나 40㎝를 높이는 데 2년이 걸렸고 또 40㎝를 넘는데 3년이 더 필요했다. 이신바예바는 임은지보다 이른 나이에, 50㎝나 먼저 출발했기에 둘을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으나 임은지의 엄청난 성장 속도를 살펴보기에 흥미로운 자료다.

◇뛴 종목마다 대박
임성우 연제구청 감독은 임은지가 부산 망미중 3학년 때이던 2004년 위탁교육을 통해 사제의 연을 맺었다. 당시 임은지는 100m 허들 선수였다.

임 감독은 "신체조건이 아주 좋았다. 아무리 봐도 허들 선수의 몸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임 감독은 2003년 소년체전 100m 허들에서 우승했던 임은지를 다른 종목에서 테스트를 해보기로 했다. 100m, 포환던지기, 100m 허들, 높이뛰기, 800m를 이틀에 걸쳐 치르는 여중 5종경기로 전환했다.

첫 도전이었지만 임은지는 전혀 주눅이 들지 않았다. 전향 3개월 만이던 8월 전국 중고대회에서 4천351점으로 중학교 최고기록을 냈고 9월 시도대항 대회에서는 4천319점으로 대회신기록을 작성했다.

만능임을 간파한 임 감독은 임은지가 부산 남성여고로 진학하고서는 7종 경기와 세단뛰기를 병행하도록 했다. 임은지는 7종 경기를 통해 전신 근육을 발달시켰고 도약력도 키웠다.

장대높이뛰기에 필요한 스피드와 근력, 점프력은 이때 다듬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임은지는 고교에서도 승승장구했다. 7종경기와 세단뛰기 모두 적수가 없었다. 고교 3학년 때이던 2007년 전국체전에서는 두 종목을 모두 석권하며 이름 석 자를 확실하게 알렸다.

임 감독의 고민은 2006년부터 시작됐다.

그는 "큰 재목인데 계속 이 종목만 했다간 국내용 선수밖에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은지가 상체가 잘 발달돼 어렵다는 철봉 보강운동도 잘하고 어떤 종목이든지 금세 잘 따라했다. 그래서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장대높이뛰기를 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그러나 졸업 무렵이 되자 주위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전국체전에서 2관왕을 한 선수에게 왜 다른 종목을 시키려 하느냐, 괜히 모험을 하는 것 아니냐는 견해가 많았다.

임 감독은 뚝심으로 난관을 돌파했다. 그는 "은지 부모님께 충분히 국제용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설득했다. 마침 은지가 바꾼 종목마다 결과가 좋았기에 부모님이 나를 적극적으로 믿어줬다"고 말했다.

임은지의 장대 경력은 그렇게 시작됐다.

◇기초는 약하나 잠재력은 무한
임은지의 최대 약점은 기초다. 도움닫기, 장대를 땅에 짚고 하늘로 솟구치는 동작 등이 미숙한 편이다. 임은지는 "시작한 지 1년밖에 안 됐기에 기초가 모자란 편이다. 항상 동영상 자료를 보면서 끊임없이 연구 중"이라고 말한다.

그는 "대만에서도 기록은 칭찬을 받았지만 동작과 경기 운영 면에서는 아직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리듬을 찾는 게 급선무"라고 말한다.

임성우 감독도 "바를 향해 올라가는 기술 동작만 따지면 아직 70점 수준이다. 근력도 더 보완해야 한다"고 진단한다.

기초를 서서히 다져가야 하는 숙제가 남았지만 이미 여타 종목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임은지는 잠재력만큼은 무궁무진하다. 신체적인 능력은 물론 악바리 근성까지 겸비, 집중력이 탁월하다.

"중학교 2학년 때 코치가 없어 스스로 훈련했을 때만 육상은 그만두고 싶었을 뿐 육상을 한 것을 후회한 적이 없다"는 임은지는 요즘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필드 훈련과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본격적인 시즌을 준비 중이다.

키 174㎝에 몸무게 56㎏인 임은지는 120파운드(54㎏)짜리 장대로 운동을 시작했고 지금 6번째 장대로 신기록 행진 중이다. 무게 140파운드(64㎏), 길이 4m40짜리 장대로 탄력을 최대한 이용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탄력이 좋은 섬유유리 소재로 구성된 장대는 개당 가격이 200만원 이상을 호가하는 고가품으로 연제구청과 육상연맹쪽에서 각각 2개씩을 마련해줬다.

임은지는 "큰 대회를 뛸 때마다 장대가 약해져 새 장대를 쓴다"고 말했다. 연습 때 자기 몸무게만한 장대를 들고 한없이 뛰면서 양팔의 근력이 늘어 실전 때는 더 무거운 장대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임 감독은 "좀 더 무거운 장대를 쓰면 기록도 늘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대만에서 처음으로 실내 대회를 뛰어본 것도 기록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호재로 여겨진다.

임은지는 "실외 경기를 하다보면 바람도 신경 쓰이고 기다리는 시간도 만만치 않아 컨디션 유지에 어려움을 겪지만 실내에서 게임을 해보니 바람도 없고 많이 기다릴 필요도 없어 집중력이 더 생기는 것 같아 좋았다"고 말한다.

해외에서 열리는 실내 장대높이뛰기 대회에 자주 출전하면 경험이 쌓여 기록이 비약적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

임은지는 키는 이신바예바와 같고 나이는 7살이나 어리다. 이신바예바는 체조 선수로는 너무 큰 키가 되자 장대높이뛰기로 전향했고 임은지는 다양한 육상 종목을 섭렵하고 총체적인 성격의 장대높이뛰기에서 승부를 볼 작정으로 뛰어들었다. 현재 발전 속도라면 임은지는 아시아의 이신바예바도 노려볼 만 하다.

◇4m80까지 뛴다
임은지의 당면 목표는 4m35를 넘어 8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한국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출전하는 것이다. 임은지는 대만에서 한국신기록을 세울 때 연습 때 4m30도 뛰었고 경기 당일에는 4m40도 가능할 것으로 봤기에 11㎝를 높이는 건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작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아시아기록(4m64) 보유자인 가오슈잉(중국)이 4m45밖에 못 넘는 것을 보고 희망을 봤다"는 임은지는 일단 4m60∼70을 뛰고 최후에는 4m80을 넘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임성우 감독은 "4m60 정도만 뛴다면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노려볼만하다"면서 "기록을 1㎝씩 늘리지 않겠다. 모든 대회에서 은지의 실력이 되는대로, 기록에 제한을 두지 않고 계속 높여갈 생각"이라며 위대한 도전을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이재홍 연맹 필드 기술위원장은 "윤희가 7~8년간 이뤘던 것을 은지는 1년 만에 해냈다. 굉장히 비약적인 페이스로 6월 국내 시즌이 끝나면 유럽 또는 다른 나라의 상급훈련센터에 은지와 윤희를 함께 보내 선의의 경쟁을 유도할 계획이다.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집중 육성 종목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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