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육상가족 여러분!
희망찬 辛卯年 새해를 맞아 바라시는 모든 일이 순조롭게 이루어지시고,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충만하시길 진심으로 기원드립니다.
아울러 지난 일 년 동안 집행부에 보내 주신 협력과 지원에 대해 깊은 감사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지난 한 해는 말 그대로 다사다난한 한 해였습니다.
한국 육상의 고질적인 문제를 타파하고, 나아가 세계의 벽을 넘어서고자 모두가 많은 의사소통을 하고, 비전을 공유하는 등 더 많은 변화의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또한 중장기 발전 측면에서 꿈나무 선수단을 확대하는 한편 각종 제도개선, 웹사이트와 시스템 인프라 구축에 대한 투자에 힘써 왔습니다. 이러한 과정의 결과로 수십 년 해묵은 기록들의 청산을 비롯해서, 아시안게임에서의 선전(善戰), 유망주들의 발굴 등등 한국 육상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재발견하게 되는 큰 소득이 있었습니다.
2011년은 한국 땅에서는 처음으로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개최하게 되는 뜻 깊은 해입니다. 올해는 과거 어떤 시기보다도 대내외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고 도전을 해 나가야 할 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새해 정월은 육상경기인에게는 결의를 다지는 새롭고 상서로운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육상가족 여러분!
지난해 11월의 광저우 아시안게임은 한국 육상 개혁의 징검다리였다고 생각합니다.
1986년 아시안게임이후 최대의 성적을 냄에 따라, 우리 육상의 체면과 자존심을 조금이나마 되살리는 계기가 되었다면, 8월의 세계대회는 또 다른 차원의 경연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그 모든 것은 한 순간 기쁨으로 돌렸고, 집행부의 역량을 한 곳에 집중해 나가고자 합니다.
우리 연맹이 나아갈 목표와 꿈은 지난해와 큰 기조(基調)의 변화는 없습니다.‘육상 종목이 국민과 함께 하는 한국체육의 중심으로서 자리 잡게 되는 것’을 반드시 우리가 이루어야 할 꿈이자 정신인 비전(vision) 으로서 지속적으로 끌고 나갈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경기력 강화’,‘세계대회를 대비한 총체적인 팀워크 구축’그리고 ‘지도자 바로 서기’를 중점 추진과제이자 올 한해의 화두로 정해서 세계대회와 나아가 런던 올림픽까지 철저히 대비해 나가고자 합니다.
첫째,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최우선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육상연맹의 존재 이유와 가치는 바로 ‘경기력의 강화’에 있다고 백 번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입니다.
육상경기의 47개 종목 중 일부 종목에서 세계와의 수준은 아직 초등학생과 대학생의 현격한 기량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신체적인 핸디캡에 의해 쉽게 정상에 올라가기 어려운 분야가 육상이라고 하는 여론과 편견도 많습니다. 하지만 서울아시안게임 이후 최고의 성적을 냈다고 하는 지난 광저우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들의 면면을 보면 전원이 하위 성적의 도하 아시안게임에 참가했던 선수들이었습니다. 그 동안 육상은 우리 스스로도 ‘안 된다’는 의식에 사로 잡혀 왔었습니다.‘하겠다’,‘할 수 있다’는 강인한 정신력이 성과를 내게 된 가장 큰 요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마음의 영역, 정신력의 변화가 90% 이상이었고 자신의 목표와 비전이 분명했기 때문으로 확신합니다.
지금 한국 육상은 지금 세계화에 눈을 뜨는 기로에 서 있습니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한국 육상의 종착역이 아니고,외부의 시선을 의식해 단기적인 성과에만 급급해 하고, 무리한 승부를 걸 것을 요구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열정의 땀과 눈물이 없이 기록이 나오겠습니까? 그동안 육상인들이 땀 흘린 정성을 제대로 보여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결과가 어떻게 되었든 간에 국민은 "그래도 한국 육상이 최선을 다했다. 한국 육상에 미래가 있다"고 생각해 줄 것입니다. 저는 기회만 되면 늘 말씀 드리지만 경기력 향상의 3가지 요체를 이렇게 생각합니다. 선수 스스로 경기력 향상에 최선을 다하는 마인드로 바꾸고, 지도자는 더욱 열정을 갖고 전념하는 분위기로 바꾸고, 그리고 연맹은 열정을 모으고, 변화를 일으키는 토양을 만들어 주는 삼각체제라고 생각합니다. 또 그 열정 그리고 꿈은 채소밭이나 정원과도 같아서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관심을 가져 줘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의 목표인 10개 종목, 세계 TOP 10 진입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 하지만 골고루 넓게 지원하기 보다는 가능성을 보고 선택하고, 집중하겠습니다. 강한 종목, 강한 선수, ‘될 선수’위주로 더욱 더 강하게 만들 것이고, 유망주가 나올 만한 분야를 집중해서 관심을 가지고 키울 계획입니다. 육상선수가 스스로 비전을 가지고 뭔가 할 수 있겠다는 확신만 선다면 ‘장래에 지도자로서 계속 남아 육상의 뿌리가 될 것이며, 개개인은 물론 육상의 발전을 반드시 이루게 될 것’이라고 하는 제 생각과 철학은 변함없습니다.
둘째, 한국육상의 총체적 팀워크(teamwork) 구축입니다.
올해는 All Court Press 전략으로서, 전면강압 공격 및 수비 체제로 나갈 것입니다.
육상계가 일사분란하게 각 역할에 따라 책임을 다해 협업하고, 연대(連帶)하는 비상체제의 팀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팀워크를 통해서 열정과 에너지를 만들고 그것이 바로 성공의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팀워크는 자로 잰 듯 측정하여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포괄적으로 모든 개별 사안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면서 조직의 성과에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팀워크에는 ‘마음의 힘’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 힘은 볼 수 는 없지만 포용하고 스스로 이겨 낼 수 있는 더 큰 힘을 얻고, 또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결국 개인이 혼자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는 시너지를 창출하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팀워크는 지속적으로 세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최상의 무기이며, 그래서 그것을 만드는 일은 바로 육상인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더 이상 우리에게 육상경기는 개인종목이 아니라고 감히 말씀 드립니다. 또한 올해는 조직과 운영 측면에서 현장중심의 의사 결정시스템을 구현해 나갈 것이며, 현장 중심에서 문제 발견하고 결정하고 해결하는 등 집행부의 상당 부분을 현장에서 고민하고 풀어 나갈 계획입니다. 개인의 공과에 대한 공정한 평가가 분명히 이루어지지 않는 가운데 건강한 팀워크는 절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성과주의 문화를 조성해 나가겠습니다. 합리적인 평가 시스템을 통해서 실적 중심 평가가 이루어지도록 할 것이며,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대접받는 풍토, 그리고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분명히 따르도록 하는 문화와 체제가 반드시 정착되도록 할 것입니다.
셋째, 제가 지속적으로 부르짖고 있는 부분이 지도자 바로 서기입니다.
제 꿈은 한국 육상선수와 코치가 ‘세계 최고’라는 말을 듣는 것입니다. 양궁이나 태권도 같은 종목은 한국 코치가 이미 전 세계 스포츠계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한국 육상지도자가 그렇게 안 될 것이 없다고 봅니다. 교육시스템을 통해서 지도자를 체계적으로 육성할 것이며, 열정이 있고 실력 있는 숨은 지도자를 찾아 포상하고, 그런 지도자에게 아낌없이 지원할 계획입니다. 저는 그것이야말로 수십 명의 육상 메달리스트들을 만들어 내는 지름길이고, 그 대표선수들이 은퇴하면 다시 좋은 코치가 되는 선순환 구조로서 육상의 새로운 전통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한국 육상을‘성공한 최고의 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육상가족 여러분!
금신전선 상유십이(今臣戰船 尙有十二)
410년전 충무공이 수군을 폐지하고 육군으로 싸우라는 선조 앞에 올린 장계의 한 구절입니다.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사옵니다.”
이런 열정과 신념이 12척 대 133척의 압도적으로 불리한 전황 속에서 세계 해전사에 길이 남을 '명량대첩'의 대승을 일구어 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면 적을 물리쳐 살아남을 수 있다. 명량해전에서 한배에 몸을 싣고 거친 전쟁의 바다로 나가던 모두에게 의지를 높이던 유명한 훈시입니다.
우리에게도 결정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남다른 용기를 발휘해서 역사의 흐름을 바꾸고, 위대한 삶을 살다간 선인들도 순간, 순간 고뇌했을 모습을 떠 올리면서 새삼스럽게 경외심을 가지게 됩니다.
지난 해 저는 한국육상이 바로 호랑이 등에 올라 탄 형국이라고 말씀 드린 바가 있습니다. 세계대회를 유치한 우리는 스스로 내릴 수도 없고 그저 나아갈 길 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으며, 최대 기회이자, 가장 큰 위기인 이 시기를 슬기롭게 지혜를 모으고 함께 헤쳐 나가자는 의미였습니다. 그 세계대회가 이제 불과 8개월이 채 남아 있지 않습니다. 작은 불씨 하나에서 큰 장작불을 피우고 만들어 본 사람에게는 앞으로 남은 그 과정이 얼마나 더 많은 에너지와 집중력이 필요한 지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뚜벅뚜벅 걷듯이 준비해 왔고 또 남은 시간 동안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여자 축구, 빙상, 수영이 했듯이 이번에야말로 우리가 얼마나 능력이 있는지 국민들은 물론 전 세계에 우리의 진면목을 보여 줄 차례라고 생각합니다. 반드시 2011년이라는 대사를 통해 한국 육상이 단합하고, 변화하고, 재도약을 하게 되는 모멘텀을 만들게 될 것을 저는 믿습니다.
육상가족 여러분!
8월 27일부터 9일간 대구스타디움은 국가대표선수들에게 꿈의 무대가 될 것이며, 당당하게 태극마크를 달고, 자신의 기량을 다 보여 주며 달리게 될 것입니다. 100세 인생에서 젊은 날 8개월에 인생을 던졌고, 걸어 볼 가치 있는 일에 스스로 도전한 선수들입니다. 이제는 비전을 제시하는 지도자도, 따르는 선수도, 모두 용기가 필요한 때입니다. 우리 선수들이 변화를 겪고 시련과 고난을 이겨 나가는 용기를 발휘할 수 있도록 각 현장에서 따스한 격려로 감싸 고 힘찬 응원으로 이끌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
辛卯年 새해에 만복이 깃드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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